중드 경경일상. 백경정 x 전희미 주연
경경일상은 2022년 방영한 40부작의 드라마로 백경정, 전희미가 주연을 맡았다. 원작은 다목목다 작가의 '청천일상'이다.
선결혼 후연애 소재의 드라마이다. 뻔한 소재지만 약간의 따뜻함 그리고 ‘꽤 진지한 삶 이야기’를 ‘로코의 껍데기’로 포장한 작품이다.
9개 소국의 소녀들이 신천의 소주(=왕자님 비슷한 것)에게 선혼으로 팔려간다. 주인공 이미(전희미)는 제천 출신으로 소주 윤쟁의 측부인으로 신천에 오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흥미롭다. 누구나 비극을 기대하지만, 이미는 자신이 '본처가 아닌 측부인'이라는 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 “정실이 아니니까 눈치 안 봐도 되고, 조용히 살아야지.”라는 마인드이다.
윤쟁은 겉보기엔 존재감 제로다. 사내대장부라는 말에 미달될 정도로 병약하고 말도 없다. 그런데 이 캐릭터가 회차가 쌓일수록 뭔가 이상하게 멋있어진다. 말수가 적다는 건, 그가 침묵 속에서 판단하고 있었단 뜻이다. 온화한 얼굴은 이 드라마 속 정치판에서 가장 무서운 ‘고요한 칼날’로 변신한다.
그리하여, 이미와 윤쟁의 관계는 의외로 진지하게 성장한다. 선혼이라는 억지 관계가, 서로의 내면을 보는 계기가 되고, 결국은 진짜 사랑이 된다.
‘경경일상’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땐 그냥 달달한 로맨스겠지 싶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이 ‘일상’이라는 게 무척 낯설다.
여기 나오는 여인들 모두 궁중으로 ‘보내진’ 사람들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결혼이 아니라 ‘전쟁’에 파견된 전사들 같은 존재들. 그런데 그 속에서도 서로 친구가 되고, 서로 살 길을 만들어간다. 연대한다.
‘일상’은, 그런 사람들의 사치다. 이들이 진짜 일상을 만들어낸다.
정치물, 권력싸움, 왕자, 첩... 이 모든 단어가 모이면 보통은 ‘복수극’ 한 편 나올 타이밍이다. 그런데 '경경일상'은 이걸 코미디로 승화한다.
- 소주들이 의외로 허당이다.
- 궁중의 일상은 오히려 ‘기숙사 생활’ 같다.
- 여인들이 티타임 갖고, 카페 수다하듯 정치 얘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들끼리 질투하는 게 아니라, 친구가 된다. 이 설정만으로도 처음의 고정관념이 깨진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경경일상이 말하는 ‘사랑’이 어떤 건지 알게 된다.
그건 뜨거운 감정도, 급작스러운 고백도 아니고, 옆자리를 지켜주는 것. 말없이 도와주는 것. 서로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이 드라마의 진짜 주제는 '사랑'이라 쓰고 '일상'이라 읽는, 그런 관계다.
추천으로 말하자면, ‘여자 주인공이 똑똑하고 유쾌한’ 작품을 찾고 있다면 볼 만하다. 난홍을 보고 백경정 배우를 다시 보고자 중도하차했던 그 뒤를 이어 조금 봤는데, 그는 난홍에서 잘생김을 연기한 것이 틀림없다. 재차 중도하차를 했다. 킬링타임용 드라마이다.
백경정에 대해, 그리고 출연 드라마 소개
백경정은 1993년 10월 15일 중국의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는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섭렵하며 음악적 감각을 키워나갔다. 이러한 열정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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