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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 잡다한 이야기

꿈속의 당신처럼. 정우혜 x 팽소염 주연

by 챠티스트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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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그대처럼 – 나를 잊은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먼저 제목부터 좀 보자. ‘꿈속의 그대처럼’이라니. 요즘 드라마 제목 중 이렇게 아련한 거, 참 반갑다. 그런데 이상하게 빠져든다. 이건 그냥 로맨스가 아니라, "자아와 기억, 감정이 뒤섞인" 약간 미묘한 감정선이 있는 드라마다.

기억상실이라는 뻔한 클리셰 속에 진짜 인물의 감정과 관계가 살아 있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뻔한데 이상하게 좋다’ 쪽이다. 정확히 말하면, 보고 나서 마음이 좀 헛헛한데 그게 또 좋다.

 

 

 

 

 

서브남은 서브다워야 한다는 편견을 깨버린 남주, ‘영옥헌’

정우혜가 연기한 영옥헌. 이 남자는 표정 하나로 감정을 0.3초 만에 뒤집는다. 대사보다 눈빛이 빠르고, 손보다 마음이 앞선다.

처음엔 그냥 “무뚝뚝한 황제 신임받는 남주” 정도로 생각했지. 그런데 갈수록 이 남자, 점점 애잔하다. 말은 안 하는데 모든 걸 보고 있다. 섭상유가 아니라 계만이 되었을 때의 변화도 알면서 모른 척하고, 사랑하면서 밀어내고, 믿지만 확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당신이 계만이든 섭상유든, 그게 무슨 상관이오”라고 말하는데, 그 장면에서 이 드라마의 모든 ‘무거움’이 한 줄로 정리된다.

 

 

어쩌다 난 정우혜 배우의 필모 깨기 중이다. 칠시길상 원작인 상운타타당공표를 보고, 정우혜 배우를 초공에 심하게 몰입한 나머지 그냥 이유 없이 좋은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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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1명이지만, 영혼은 2인분

팽소염, 정말 잘했다. 하나의 인물이 두 개의 정체를 가진다는 설정은 배우에게 있어선 '연기의 무덤'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걸 너무 자연스럽게 넘겼다. 귀엽고 계속 보게 되는 매력 있는 배우다.

계만일 때의 눈빛과, 섭상유일 때의 표정이 전혀 다르다. 웃는 방식조차 다르다. 초반부의 ‘기억을 잃은 혼란’이 서서히 ‘이 정체성을 살아보자’로 변하고, 결국엔 “난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고민으로 이어진다.

근데 웃긴 건, 이 드라마가 진짜 웃기기도 하다. 초반부엔 첩 들이겠다는 영옥헌한테 섭상유가 날리는 대사, “나 죽어버릴 거예요!” 하고 절벽 뛰어내린다. 응? 뭐야 이거… 했는데 바로 다음 장면에서 기억 잃고 일어나선 “저… 어디죠?”

연출도 약간 B급인데, 그게 또 은근히 잘 어울린다.

 

 

 

이 드라마의 진짜 재미는… ‘부부 연애’다

보통 로맨스 드라마는 ‘사귀기 전’이 클라이맥스고 결혼하면 끝이다. 근데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부부다. 그리고 ‘사랑 없는 결혼’이라는 조건.

여기서 생기는 감정의 레이어가 참 흥미롭다. 둘 다 처음엔 벽을 세우고 살지만, 점점 서로의 인간적인 면에 끌리고, 서서히 사랑에 빠진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 애쓴다.

이건 사랑의 환상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에 더 가까운 이야기다.

 

 

이 드라마, 생각보다 철학이 있다

‘자아’라는 건 뭘까? 기억을 잃었다고 내가 내가 아닌가?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아간다고 해서 이전의 내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나?

계만은 섭상유로 살아가면서 섭상유의 인생을 다시 쓰기 시작한다. 그녀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내가 누구든 간에, 이 삶은 내 것이야.”

이게 드라마의 제목 ‘꿈속의 그대처럼’과도 맞물린다. 꿈이든 현실이든, 그대가 내 앞에 있다면 나는 사랑할 것이다. 그게 섭상유든, 계만이든.

 

 

 

조연들 스토리는 뻔하기는 하다.

온완. 표면적으로는 착한 정실부인 스타일인데, 그 안에는 야망과 질투가 가득하다. 전형적인 악역으로 스토리 전환을 만든다.

원랑은 복수심에 불타지만, 계만을 진심으로 아끼는 모습도 있다.

 

 

‘꿈속의 그대처럼’은 뻔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흔한 기억상실, 정체성, 사랑, 운명—뻔하다. 그러나 끝까지 봤다. 두 배우의 케미 때문일 거다. 지금 보면 조금은 오래된 느낌일 수 있겠다. 킬링타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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