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랑야방 : 권력의 기록을 완주 후 아쉬운 마음에 도서관에 갔다가 소설도 대출해왔다. 총 3권으로 각 500페이지 정도인데 빈틈없고 흥미진진한 서사에 주말에 완독했다. 아직도 마음이 소설 속 등장인물로 들어간 것 마냥 마음이 뭔가 짠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가득차 있다.
임수라는 한 남자의 짧고 굵은 인생. 13살에 소장군이 되어 한 군대를 이끌었고, 10대 후반에 큰 전쟁에서 승리 후 돌아오는 중에 이유도 모른 채 7만 전우가 몰살된다. 13년 동안 그 이유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정보와 사람을 모으며, 강좌맹의 종주이며 기린지재라는 소문으로 금릉으로 돌아오게 되며 스토리가 시작된다.
"결국은 사람이다."
매장소가 아무리 뛰어난 들 곁에 있는 사람들이 변수들이라면 진실을 밝히는 데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정왕, 몽지, 비류, 적염군 소속 장수들은 상수와 같다.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주며 무엇인든 믿고 따른다. 매장소가 병약하여 감기를 달고 살고 자주 쓰러지며 피를 토해 '복수하기 전에 죽는 것이 아닌가'하며 아슬아슬할 때 이들이 있어 마음 편하게 지켜보게 된다.
키메이커는 정왕이다. 정왕은 누구 앞에서든 앞둔 상황의 결과를 재지 않고 본인의 의지, 본심을 당당하게 밝힌다. 사람을 보는 눈이 있으며 정의롭고 휘둘리지 않는다. 과거 친구였고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임수를 생각하는 마음이 한결같다.
이 소설의 스토리가 성공으로 귀결될 수 있는 가장 중요 인물이다.
혈통이 왕족이니 임수로서는 황제의 착오를 뒤집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정왕이 꼭 필요했다. 예왕의 말처럼 '주군이 없으면 아무리 기린지재라도 키워줄 사람없는 들개'나 다름없기 때문에.
"드라마와 다른 점"
경예는 설정상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안타까운 인물이다. 드라마에서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매장소는 처음부터 한결같이 그의 친구이다. 다른 사람처럼 매장소가 기린지재라서 잘 보이려하지도 않고 매장소가 본인과 같은 마음은 아닐지라도 진심으로 대했다.
권력다툼 속에서도 아버지에게도 끌려다니지 않고 그 천성과 인품이 고귀한 인물이다. 드라마에서 정왕과 경예의 품성과 매력 묘사가 적어 덜 극적이었던 것 같다. 소설을 읽으니 아쉬움이 해소된다.
예황군주는 소설에서 비중이 적다.
드라마에서 황제의 태감 고공공 캐릭터에 의문이 있었는데, 소설에서 매장소가 친절히 설명해준다. '고공공은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한 마음으로 주군을 섬기고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나쁜 마음도 없으며 기회가 있으면 인정을 베풀어 호의를 산다. 따라서 누가 보위에 오르던 천수를 다할 수 있다... 끌어들인다 해서 흔들리지 않으며, 결국 우리 사람이 아니면서도 우리 사람이 된다.' 고공공은 아주 작은 역할이지만, 눈에 계속 띄었는데 나름 중요한 의미를 담고있는 인물이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복잡한 정쟁 한 가운데서 고요히 가장 오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하동의 캐릭터는 무공이 쎄며 외모가 중성적으로 나온다. 감정이 절제되어 있고 남자아이들(경예, 예진)이 무서워하는 캐릭터이다. 마음고생을 해서인지 흰머리가 날리는 묘사가 많다. 소설을 읽어보니 하동이 카리스마있고 매우 매력적인 인물인데, 드라마의 눈망울이 큰 배우는 미스캐스팅이다!
정왕이 매장소를 알아보는 장면. 이 것이 가장 극적인 부분인데 드라마에서 무척 아쉬웠다. 역시 소설에서는 감동과 깊은 슬픔이 ㅜㅜ
"이상적인 스토리"
소설과 드라마에서도 정왕은 정의롭고 치우치지 않는 존경받는 황제로 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이든 현실이든 한 국가의 통치자의 이런 모습은 모든 이들의 바람일 것이지만, 이상일 뿐이다. 작은 조직에서조차 라인이 있고 윗 사람의 기분을 살펴야 하는 마당에 큰 정치판에서 가능할지...
입체적인 캐릭터 없이 처음에 드러난 설정대로 선악이 분명하게 모두들 끝까지 쭉 간다. 그렇지만 이 긴 서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하며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있어 억지가 없다. 마음을 울리고 진심이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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