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릉은 원래 계획에 없었다. 청령포를 보니 단종의 능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장릉으로 향했다.
성인은 입장료가 2,000원이다. 주차비는 무료다. 주말인데도 주차장은 한산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단종역사관으로 들어갔다. 조선왕실 계보도가 있다. 고등학교 때 순서대로 다 외웠었는데, 약간 기억이 사라졌다. 다시 한번 누가 오래 살고 누가 단명했는지 살펴보았다. 대체로 왕은 오래 살기 무척 힘든 것 같다.
리플릿에 있던 단종 어진이다. 생각보다 후덕하고 17세 전의 모습일텐데 20대처럼 보여 의외이기는 했다. 어진이 진짜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검색해보니 4명의 왕(태조, 세조, 영조, 철종)만 실제 어진이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단종 어진은 실제가 아니란 말이다. 뉴스를 찾아보니 세조의 어진이 불탔지만, 모사해둔 그림이 있었다. 이 어진이 무엇을 기반으로 했으며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비슷하다.
세조하면 생각나는 '이정재 배우'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달리, 세조는 이렇게 둥글하며 순박하게 생겼다. 조카니까 비슷하게 그렸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든다.
해가 지고 있어 쭉쭉 능까지 거침없이 걸었다. 약간의 계단과 잘 정리되어진 길로 5분 정도면 도착한다.
다른 왕보다 작은 듯한데, 아담하다.
장릉에 대한 리플릿에 나와있는 내용을 옮겨왔다.
"장릉(세계유산, 사적 제 196호) : 단종(1441~1457, 재위 1452~1455)은 제5대 문종의 아들로 1452년 문종이 재위 2년 4개월 만에 승하하니 12세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어머니 현덕왕후는 단종의 출산 후유증으로 출산 후 하루 만에 승하하였다. 단종의 작은 아버지 수양대군(세조)이 계유정난(1453)으로 권력을 잡자 1455년 세조에게 왕위를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
이듬해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등 사육신이 시도한 단종 복위 운동은 실패로 돌아갔고, 1457년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 되었다. 그리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었고, 여름철 장마로 객사 관풍헌으로 거쳐를 옮겼다. 영월 유배 4개월 만인 음력 10월 24일 세조가 내린 사약을 받고 17세의 일기로 승하하였다.
1516년 장릉은 비로소 왕릉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고 1698년 묘호를 단종, 능호를 장릉이라 하였다"
단종은 너무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 아버지도 몇 년 못했고 어머니도 없으니, 외가쪽 세력도 힘이 없었테고 세조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결국 기구한 운명일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사육신과 생육신들은 가족의 죽음까지 무릅썼으니, 어쩌면 단종은 직접 느끼지는 못했으나 외롭지는 않았겠다.
장릉에서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는데, 청령포보다 더욱 쓸쓸해 보였다.
왼쪽 붉은 기둥과 기와가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의 정려각인 것 같다. 해질녘이라 더욱 쓸쓸해 보이지만 너무도 잘 관리와 정돈되어 있는 장릉이다.
어렸을 때 단종애사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어찌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지 ; 이번에 오기 전에 단종에 관한 역사책을 읽고 갔으면 좋을 뻔했다.
역사를 되돌아보고 세기를 넘어 단종의 슬픔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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