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묘필기 시리즈를 모두 보고 이야기의 완성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사해와 장해화의 완결여부와 발간여부를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았다. 사해는 완결이 되었으나 발간되지 않았다는 글을 발견했고, 장해화는 결국 못 찾았다.
작년에 도묘필기 13권을 구입한 곳의 판매자에게 문의하였더니 도묘필기 시리즈는 사해 3,4권, 오사적사가필기, 남부당안이 있다고 하였다. 사해 3, 4권이 각 22,000원, 나머지 두 권을 합쳐 26,800원이라고 했다. (이 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13권 가격대비 무척 비싸다고만 생각했지만, 완성을 해야겠기에 더이상 문의하지 않고 이체를 했다.
그리고 일주일만에 도착했다. 뾱뾱이라고 하기엔 엄청난 크기의 공기가 들어간 비닐로 박스가 포장되어 왔다. 포장도 대륙스케일이다. 사해를 곧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뜯기 시작했다.
박스 안에 각각의 책들이 또 박스포장되어 있었다. 보물찾는 기분으로 열심히 비닐테이프를 정리해가며 뜯었다.
회사 사람들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사해의 얇은 책 비닐을 뜯고 펼쳐든 순간! 멍해졌다. 문장이 세로로 되어 있다. 지금 2023년인데, 1900년 초도 아니고 이게 무슨 출판사의 농간인지? 굳이?
다른 사람들은 '검은 것은 글씨요, 하얀 것은 여백이라'라며 구경 중에, 나는 이것이 번체자임을 알게 되었다. ;;; 이것은 무슨 상황?? 갑자기 작은 분노가 일기 시작했지만, 침착하게 생각을 해보았다.
처음부터 가격대가 대만판 책 가격이었다. 그리고 나의 국적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사해 시리즈가 있는지만 카톡으로 문의했다. 판매중인 상품이 아니었기에 상세페이지 같은 것이 없었다.
중국 원서들은 다른 사람 손을 거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인지 원래 한 권마다 얇은 비닐이 포장되어 있다. 이미 다 뜯어 반품을 어려울 것 같고, 어찌됐든 시간만 낭비하고 결말은 같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다시 또 찬찬히 책을 살펴보니, 원래 한자를 조금 알고 간체자도 조금 알기에 내용은 대충 알 것 같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철저히 잘 알아보고 구입하는 자세를 갖기로 했다.
남은 것은 이 많은 박스 포장들 뿐이다. 분노하기에는 포장이 너무 정성스럽다. ㅠ.ㅠ 중국에서 넘어오다보면 찍힌 자국도 생기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깔끔히 왔다.
한참을 정리하고 다시 사해를 펼쳤다. 아이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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