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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공부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by 챠티스트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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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
-대니얼 카너먼 저



코로나19로 인하여 빈부의 격차가 커졌다. 금리인하니 재난지원금이니 시중에 풀리는 돈이 많아짐을 알고 있었지만 정부의 기조를 어느 정도 믿었는데 폭등을 했다. 영끌을 한다 해도 부동산을 살만한 돈이 되지는 않으니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지난 삶을 보면 언젠가는 또다시 찾아올 기회가 있었기에 재테크 관련 책을 집중적으로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선택한 책은 유튜브의 몇몇 사업가와 투자자들이 여러 번 읽었다고 추천한, 행동경제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우리는 삶을 항해하면서, 내가 받은 인상과 느낌에 나를 맡기고, 직관적 느낌과 호불호에 대한 자신감을 쉽게 정당화한다. 그러나 느낌과 호불호가 늘 옳지는 않다. 우리는 자신이 틀렸을 때도 자신감을 갖는 때가 많아서 나보다 객관적 관찰자가 내 오류를 더 잘 발견하곤 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의 프롤로그에 있는 위의 글이 감히 같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며 670여 쪽에 달하는 사전 두께의 이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 책의 방대한 이론 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내용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 표지

 


표지를 보면 통조림 안에 다양한 직업을 표현하는 의상을 입은 사람 모형이 들어있다.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다시 표지를 보니 우리의 생각은 경험, 생각할 때의 환경, 타인의 행동 등을 의식한, 즉 통조림과 같은 작은 공간, 그 한계만큼의 한정된 생각을 자율적으로 판단했다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1. 두 시스템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작동에 대해서는 약 150여 쪽에 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한 사람의 생각이란 것은 위와 같이 작동하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 두 가지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스템 1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자동적으로 사용되며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며, 멋대로 인과관계를 찾는다. 시스템 2를 사용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시스템 1이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틀린 것은 아닌지 체크할 때 사용된다.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처음에 직장에 들어갔을 때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하게 되어 시스템 2 상황이 매일 지속되니 스트레스가 꽤 발생되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1로 만들기 위해 퇴근시간이나 주말에 열심히 공부 내지는 복습을 했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같은 업무를 하다 보니 시스템 1로만 사고하게 되었다. 책을 읽다 보니, 이제는 나를 위해 시스템 2를 작동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의 글쓰기도 나에게는 노력이 필요한 정신활동이며, 이제 하나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2. 어림짐작과 편향


내가 생각을 하고 사는 인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챕터를 보면서 평생을 시스템 1만 사용하며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누군가의 의견을 기준 삼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행동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 내 동료나 친구들이 네이버, 다음, 카카오 메인의 뉴스를 본다. 하루의 대부분의 대화의 소재가 같은 뉴스에 대한 것이다. 환경 등 중요하지만 이슈가 되지 않는 문제들은 알 수 없다. 과거에는 주요 언론이었지만 이제는 오랫동안 과독점 중인 회사로 인해 메인에 오르는 뉴스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누군가 의도한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의식이 흘러갈 수 있겠다.

귀찮아하는 성격도 있고, 쉽고 빠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직장이든 가정이든 결정권자의 생각에 레이다를 맞추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듯하다. 기준점을 제시하는 리더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답정너를 우리도 알고 행동하듯 말이다.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그동안의 삶에서 작은 성공과 좌절 등을 겪으며 포기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나이가 되었다며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평균 회귀라는 것을 이해하고, 또 작은 습관들이 이 나이까지 누적되었다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긴 수명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도...



3. 과신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했지 글로 조합해서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을 이렇게 속 시원하게 쓰는지 감탄할 뿐이다. 이어서 다음 장에 나오는 「블랙스완」 책에서 인용한 ‘서사 오류’는 과거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 세계관을 형성하고 미래는 예상하게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일어나지 않은 무수한 사건보다 일어난 몇 가지 사건들에 주목하며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인과관계를 해석하며 진짜라고 해석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으로 미래 또한 예측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회가 만들어지고 운명이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떤 결과가 나올 확률을 추정할 때 믿을만한 기저율을 기준점으로 하고, 시스템 2를 작동하여 증거의 검증력을 의심하며 직관을 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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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선택


이 책을 구입하게 된 이유가 주식 관련 유튜버가 언급한 '전망이론' 때문이었다. 주식이 오른 것보다도 손실에 대해 더 큰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서 이론적인 접근을 하고 싶었다. 매도한 주식이 올라갈 때도 고통스럽더라. 이 이론은 투자에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심리를 조금 안정시키고 다시 매수/매도/보유를 판단할 수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생에서도 손실회피에 관한 이런 결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칠 때, 그때는 남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 장면이 생각난다. 누군가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을 무심코 넘겼다.

이 챕터에서 '소유 효과'를 말하면서 가난한 사람은 소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집단이며 그의 선택은 ‘언제나 여러 손실 사이의 선택’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작년에 읽은 책 중에서 부자는 ‘가치’를 사기 위해 지출한다고 읽은 후에 절약이 더욱 생활화되었는데, 이 문장을 보니 언제부터인가 가난한 자의 사고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삶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가난한 자의 사고에 관해 읽다 보니 나를 돌아보게 된다. 몇 년째 블랙홀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 누군가의 도움으로 딱 하나만 달라진다면, 다른 것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었다. 내가 주체가 아닌, 외부의 상황에 의존하는 사고방식이었는데, 이제는 매일 다이어리에 하루의 일과를 적으며 어제보다 조금은 나은 오늘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5. 두 자아


인간의 비합리적인 사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중간 과정은 고통스럽더라도 인간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희한한 존재이다.

이 이론으로 역사와 정치에 대한 여론이 왜 그러한가도 이해하게 된다. 소수의 희생은 약간의 관심과 곧 망각으로 이어지고 다수의 행복으로 귀결되며, 그 소수가 커지거나 여론의 크기로 다수의 심리선을 건드리면 종국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 책은 각 이론마다 풍부한 예시와 다른 학자들의 저서를 인용하며 설명에 설명을 더해 처음 행동경제학에 접한 이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만든 친절한 저서이다. 일부 인상 깊은 내용만 요약했지만 뇌의 작동방식과 편향에 대해 이해하여 생각의 한계와 결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동안의 세월동안 책을 읽는답시고 텍스트만 봤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의 삶을 돌아보고 변화시키려는 생각 없이 어쭙잖은 시선으로 짧게 작가를 평가하며 책을 읽어서 뿌듯해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마치 어릴 때 학원만 왔다 갔다 하면 공부했다고 이야기하며 노는 아이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달라지지 않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을 읽었는데 아직도 더 읽고 싶은 책이다. 지금 나의 생각이 정말 내가 생각한 생각인지도 생각해 봐야겠다. 그리고 더 잘 이해하고 싶고, 더 잘 생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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