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번아웃으로 글 한 줄 쓰기 어려운 상태이다. 중국어 원서는 하루 2~3페이지 밖에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고 삶이 단조로워 딱히 올릴 만한 것이 없어서 고민이다. 어쨌든 티스토리에서 뜻밖에도 크리에이터 배지를 달아주었는데, 조만간 회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고,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앞으로 일상의 아무것을 올려볼 참이다.
이틀 전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받았다. 나와는 다르게 럭셔리한 친구인데, 생일마다 절대로 나는 사지 않을 스몰 럭셔리 물품을 선물해준다. 받은 것은 산타마리아노벨라 바디워시이다. 바디로션도 아닌 바디워시다. 물로 흘려보내야 하다니! 정말 스몰 럭셔리 제품이다.
산타마리아노벨라는 처음 보는 브랜드이다. 후기를 읽어보니 2번 로사 가데니아 향이 좋고 진하다고 했으나, 그래도 1번이 가장 잘 나갈 것이라는 생각에 1번 프리지아를 선택해서 배송을 받았다.
짜잔! 프리지아라고 영어로 쓰여 있는 리본이 예쁜 조그마한 박스가 왔다. 개봉을 해보니, 꽤 묽은 바디워시 액이다. 각도에 따라 바로 움직이는 거의 물 같은 점도의 액체이다.
성분도 한 번 읽어보았다. 이 제품에 관심있으면서 알레르기에 주의해야 하는 분들을 위해 사진을 크게 조정해 보았다.
유통기한은 2027년 5월까지 긴 것이 왔으나 짧았다고 해도 250 ml면 금방 써버릴 것 같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뚜껑을 돌려 확 열었다. 스몰 럭셔리치고는 성의 없다는 생각이 느낌이 들었지만, 자세히 보니 뚜껑 모양이 미묘하다. 뚜껑을 아래로 눌러보니 이렇게 버튼식으로 열리며 작은 구멍이 보인다. 조금씩 덜어내 사용할 수 있다.
옆의 샤워볼은 함께 온 made in china 제품이다. 부드럽기는 한데, 피부가 약해 순면 제품만 쓰기 때문에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 중이다.
향은.. 기대와 달리 거의 없다. 내가 후각이 둔하기는 한데 아무리 깊게 들이마셔도 거의 향이 없다. 스몰 럭셔리가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어쨌든 기대를 하며 샤워를 해보았다.
샤워 내내 오랜만에 단전호흡을 했다. 깊게 깊게 단전을 끌어모아 아무리 들이마셔도 향이 너무 은은하다. 나에게 나는 향은 모든 비누에서 향이 날아가고 남은 마지막 비누 특유의 뽀듯뽀듯하게 잘 씻은 느낌을 주는 그 냄새다. 샤워를 다 한 후에도 피부를 킁킁대며 맡아보니 그 비누 느낌의 향이 나기는 난다. 그리고 건성 피부임에도 촉촉하지는 않지만 또한 건조하지는 않고, 향 때문인지 잘 씻겨진 느낌이 있다.
그리고 적은 양으로도 풍부한 거품이 난다.
향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괜찮을 듯하다. 이 비누향의 지속여부는 더 봐야겠다.
글을 쓰는 중에 흔하지 않은 향이 올라온다. 잔잔하고 은은하다. 옆 사람이 좋은 향이 나긴 나는데 어디인가 하며 가까이 와서 맡게 되는 그런 향이다.
어색했지만 은은하니 괜찮다. 좋은 후기는 이런 새로운 느낌에서 나왔나보다. 선물해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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