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소설 원서, 진혼.
드라마 -> 이북 -> 중국 원서 순으로 보았다. 드라마만 봤을 때는 스토리와 CG는 매우 유치하지만 가끔 그런 유치함도 재미나게 봤다. 백우와 주일룡, 두 배우의 캐릭터와 연기도 매우 훌륭했고 눈빛에서 오는 숨겨진(?) 스토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이북을 봤다가 션웨이와 자오윈란 캐릭터에 빠지게 되었다.
진혼은 우리나라에서 진정령이나 산하령보다 이슈가 덜 된 것 같다. 세 개의 드라마를 다 봤지만, 가장 오래 여운이 남는 작품은 진혼이었고 이대로 두 캐릭터를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암튼, 번역에서 오는 그 약간의 빠진 원작의 느낌마저 알고 싶어 원서를 구입했다.
읽을수록 좋다. 자오윈란의 시선에도 움츠러드는, 속눈썹이 길어 그늘지는 션웨이에 더 빠져든다. 두 배우가 머릿속에 연상되며, 또 다른 드라마를 쓰고 있었다. 번역상 이해가 조금 안 되는 부분도 있었고, 단어도 어려운 편이었지만 너무 신나게 보고 있었다.
똑똑하고 밝고 매력적인 자오윈란. 그리고 그는 포용력이 남다르며, 자신의 사람을 잘 챙긴다. 진심의 무게와 자신의 진정한 마음 또한 잘 알고 있는 캐릭터이다.
자오윈란에 대비되는 캐릭터로 천한 마물로 태어났지만, 성스러운 존재이면서도 가까이하기에 꺼려지는 어두운 션웨이. 만년을 살았어도 처음의 그 순수함을 간직한 짠한 션웨이.
위험한 순간에 참혼사로 있던 션웨이가 저도 모르게 '윈란'을 외칠 때 가슴이 저릿하기도 했고, 전투 중에 적과 말다툼을 하는 자오윈란의 마음이 궁금해 말을 자르고 끼어들어 자오윈란에게 질문하는 모습에 빵 터지기도 했다.
그런데!!!!! 가장 기대했던 션웨이의 본성이 드러나는 장면이 이상하다?? 그가 이성을 잃고 억제하고 있던 본성이 처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삭제되었다. 이북을 다시 뒤져보니 이북에는 분명 있는 그 장면이 원작에 없다. 헉! 나 이 장면 가장 좋아하는데, 없다. 제대로 보려고 원서를 구입한 것인데 이유를 잃어버렸다.;; 이북과 비교를 더해보니 션웨이가 중간중간 허를 찌르듯 자오윈란의 마음에 파고드는 그 대화들이 삭제되어 있다. ㅜㅜ 어쩐지 허전하더라니.
충격(?)에 진혼을 쉬고 개단 원서로 넘어갔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진혼에 대한 애정으로, 샤오허윈이 샤오윈란으로 자꾸 읽히는 혼동 속에서 개단을 완료하고.. 다시 진혼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다음 번 션웨이의 소심한 뽀뽀로 인해 자오윈란이 꾹꾹 눌러 억제하고 있던 감정이 폭발해 적극적으로 션웨이를 받아들이는 그 이야기는 있겠지라는 생각에 다시 빠져들어 읽기 시작~
드디어 두 번째 그 장면이 왔다. 헐... 입술이 아니고 머리카락이라니; 그 이후 자오윈란의 도발(?)이 통으로 삭제되어 있다. 다시금 충격.
그 뒤로 이어지는 대사들도 변형되어 있다. 션웨이가 감동하게 되는, 자오윈란의 고백에 관련한 그 주옥같은 대사들이 전부 사라졌다. 비지니스 관계 같은 무미건조한 느낌으로 바뀌어 있다. 션웨이보고 본인 야근시 개밥 좀 주라며 ;.. 연인이 아니라 동네형이 된 션웨이. 어떻해ㅜㅜ 이 소설 비극이다.
션웨이 화났을 때, 자오윈란이 풀어주는 밀당 장면도 삭제 및 변경됐다. ㅜㅜ
이 소설은 왜 출간된 것인가? 뭘 보라고.. 션웨이 혼자 자오윈란만 보면 움츠러드는 모습만 보라고? 브로맨스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니다. 그럼 이북에서 봤던 화끈하고 슬펐던 번외 편도 없는 것인가?;;
두 권 중 한 권은 거의 다 봤고, 두 번째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든다.
이북으로 매우 설레며 봤던 내용들이 모두 없다니.. 이북은 진강에 올라온 원본 번역인듯 하고 원서는 출판 검열인가... ㅜㅜ
진혼은 이북으로 꼭 보시길.
진혼을 살 때 배송비를 아끼려 천애객 원서를 살까 말까 하다 안 샀는데, 다행이다. 위시리스트였던 프리스트 원서는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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