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처음이다. 그림에 문외한이지만, 지인을 통해 어찌어찌해서 가게 되었다.
세종문화회관 1층 미술관 옆에 북라운지가 있었는데, 여유있게 책을 읽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다. 광화문은 좋은 곳이다.
그리고 그 바로 뒤에 있는 미술 전시회장이다. 4월 10일~4월15일까지의 전시여서 지금은 끝났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었는데, 예상보다 많았고 기대 이상 재미있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한 작품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다.
입구부터, 그림은 그림만이 아니구나..
자세히 보면 느껴지는 시공간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사진처럼 정밀하면서도 어디로부터 왔는지 모르겠을 빛.
그림에 이끼가 많다. 이끼는 빛이 없는 곳에서 자란다. 하지만 사물들은 모두 빛을 받은 듯 밝다. 빨간 옷을 입을 여자와 역시나 이끼와 빛처럼 한 공간에 있을 수 없는 호랑이와 말. 알 수 없지만, 메시지를 파악하기 위해 한참을 바라봤던 그림이다.
숲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듯한 그림. 마음에 들었던 그림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철창같아 보여 답답해보이기도 했으나 오래 보고 있으면 잎이 날아다니는 듯 움직임이 느껴져 발랄해 보였다. 하단의 사람들이 즐거워보이는 마법같은 느낌.
이 작품들은 유명한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라고 한다. 역시나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고 금액이 상당했다.
그림, 그리고 이 그림들과 연결된 듯한 영상.
움직이는 듯한 작품이었다. 폐 나무들로 산천어를 만들어 그것들이 생명을 얻게 했다고 하였다. 그냥 좋아서 한참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다 등의 동물들이 나오는데,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진하고는 많이 다른 보라색인데 그라데이션이 오묘했다. 갖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였다.
꽤 오래 전, 예술의 전당에서 반 고흐 전을 본 적이 있는데, 작품들을 보고 감동해서 내가 반 고흐 작품들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이번 전시회를 보니, 모든 작품들은 실물로 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 좋았다.
'미술 작품=비자금'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를 너무 봤나 보다. 여유 돈이 생기면 모아서 집에 작품 하나 걸어두고 싶다.
어느 분야나 철학과 인문학적 소양 또한 필요하다는 것.. 각 작품의 작가의 글과 해석에서도 감동을 받았다.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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